과일에는 피토케미컬, 식이섬유, 비타민C, 각종 미네랄 등 몸에 이로운 성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은 건강에 별로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나오는 과일들은 당도가 많이 높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과일은 적당히 먹는게 현명합니다.
과일의 정체성은 단맛
일반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과일의 정의는 실제 식물학이나 공식 기관에서 정한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수박, 참외를 예로 들어 보죠. 수박과 참외는 여름 과일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실제 학문적 분류가 어떻든 일상적 분류상으로는 수박과 참외는 과일이 맞습니다. 수박과 참외가 과일이라면, 호박과 오이는 어떨까요? 호박과 오이는 채소입니다. 이것을 과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수박, 참외, 호박, 오이는 모두 식물학적 분류상으로 박과 식물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수박과 참외는 과일이라고 생각하고 호박과 오이는 채소라고 생각할까요? 그것은 수박과 참외가 지닌 '단맛' 때문입니다. 수박과 참외는 아주 달콤한 맛이 있기 때문에 호박과 오이와는 다르게 생으로 먹습니다. 호박과 오이는 그 반대고요. 물론 오이를 생으로 먹기는 합니다만, 그렇게 생으로 먹으면서 과일 먹는 것처럼 맛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식물학적으로 채소로 분류되는 딸기도 일상적 분류로는 과일에 해당하는 데, 그 역시 딸기가 지닌 '단맛'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사람들이 소비하는 대부분의 과일은 그것이 지닌 단맛으로 요리해서 먹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기 때문에 '생으로 먹는 단맛 나는 열매=과일'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게 되었고, 이렇게 생으로 먹는 방식은 다시 과일을 채소와 구분 짓는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사람의 인식 속에 과일은 달콤한 열매이기 때문에, 식물학적 분류상으로는 과일의 속해 있지만 과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밤, 도토리, 개암, 브라질넛 같은 견과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견과류를 과일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생으로 먹었을 때 일반적으로 단맛을 별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과일의 단맛은 과일의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과일을 과일답게 느끼게 하는 것은 과일이 가진 단맛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과일을 좋아하는 이유도 사실은 과일이 지닌 단맛 때문이고요. 단맛이 강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과일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과일이 건강에 좋기만 할 것일까
단맛은 뇌에 있는 쾌락 중추를 자극해서 세로토닌을 분비하게 합니다. 세로토닌(serotonin)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세로토닌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런데 단맛을 느끼기 위해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너무 빈번하게 먹게 되면 탄수화물 중독에 빠질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 중독이라면 보통 밥, 빵, 과자 등을 떠올리는데, 과일이라고 해도 다른 것은 없습니다. 쾌락을 느끼기 위해 빵이나 과자를 찾는 행위나 과일을 찾는 행위나 몸에서 작용되는 메커니즘(mechanism)은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과일이 밥, 빵, 과자 등과 차이가 있다면 과일에는 식유섬유와 비타민, 미네랄 같은 몸에 이로운 성분이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요즘 나오는 과일이 너무 달다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접할 수 있는 과일은 100년 전, 200년 전 우리 조상들이 먹었던 과일보다 훨씬 단 과일입니다. 과일이 달 수록 판매가 잘 되지만, 사실 건강적인 측면에서 많이 달아서 좋을 것은 없습니다. 더구나 과거에는 오늘날과 같이 쉽게 과일을 접할 수도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귤은 겨울 동안 박스 채로 놓고 먹는다고 할 정도로 아주 흔하고 저렴한 과일이 되었지만, 조선시대 때는 제주도에서 왕실에 바치는 특산품이었을 정도로 귀했습니다. 왕의 하사품을 받는 극히 일부의 사람만이 겨우 귤 맛을 볼 수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요.
건강식이라는 믿음이 과일을 과식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과일을 좋아합니다. 맛있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철저히 관리하는 사람이 탄수화물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라면과 과자를 잔뜩 먹었다고 해 보죠. 그 사람은 곧바로 자신의 행위를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과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저기서 과일의 효능에 대해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과일은 많이 먹어도 몸에 대한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음식입니다. 맛있는 과일이 몸에도 이롭다고 하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맛있는 음식의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게 된다는 것입니다. 빵, 과자, 햄버거, 라면 정말 맛있습니다. 맛있지만 많이 먹으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모두 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먹더라도 과하게 섭취하지 않으려고 조심은 하게 됩니다. 그런데 과일은 건강한 음식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먹는데 주저하거나 자제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요즘에는 하루 3끼를 과일로만 때우고 건강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과일은 적당히
과일에는 분명 피토케미컬, 식이섬유, 비타민C, 각종 미네랄 등 몸에 이로운 성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일의 이런 긍정적인 면만 너무 부각되어 홍보되어 있는 반면, 과일이 지닌 당분, 특히 과당(fructose)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과당의 섭취는 비알콜성 지방간, 고혈압과 당뇨 등의 심혈관 문제와 칸디다 과잉증(candidiasis) 같은 장내 유해균 증식으로 인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흔히 과일과 채소를 묶어서 얘기하는데, 과일과 채소는 다릅니다. 채소는 건강을 위해 더 많이 챙겨 먹을 필요가 있지만, 과일은 많이 먹는 것은 좋지가 않습니다. 특히 공복에 과일을 먹는 것은 더 그렇습니다. 맛이 아닌 건강을 위한다면 과일은 샐러드에 한두 조각 넣어서 먹는 정도로 만족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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