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밥=식사"를 의미할 정도로 밥은 식사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지만, 당뇨병 개선에 가장 방해가 되는 음식이 '밥'입니다. 당뇨 진단을 받으면 보통 설탕이 들어간 음식, 가공식품, 알코올 등은 끊게 되지만, 일상적인 식사에서 밥을 끊을 생각은 잘 안 합니다. 왜냐하면 식사가 곧 밥이라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식단에서 왜 밥을 빼야 하는가
조선시대 사진자료를 보면 밥을 아주 많이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밥 말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육체적 노동을 견디게 위해 일반 백성이 할 수 있는 것은 밥을 많이 먹는 방법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조선시대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육체활동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탄수화물 섭취는 훨씬 늘어났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밥이 거의 유일한 탄수화물 공급원이었지만, 현재는 설탕이 들어간 각종 음식, 가공식품, 탄산음료, 과자 등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대부분의 음식이 탄수화물 자체라고 할 정도로 탄수화물 비율이 아주 높아졌습니다. 그것도 몸에 좋지 않은 정제탄수화물 형태로 말이지요. 이 정도가 되니 몸이 감당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쉼 없이 들어오는 탄수화물(포도당)을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는 인슐린이 끊임없이 분비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계속되다 보면 나중에는 세포에서 인슐린 자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슐린 저항 즉, 당뇨(2형 당뇨)가 발생하게 되면 당뇨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게 되는데, 당뇨약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만약 당뇨를 개선시킬 의지가 있다면 평소에 먹는 음식을 바꿔야 합니다. 인슐린 저항을 일으킨 것이 탄수화물 과다 섭취였기 때문에 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여기에도 당연히 밥도 포함됩니다. 밥을 계속 먹으면서 당뇨를 고치겠다고 하는 것은 알코올성 지방간을 앓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알코올을 먹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든, 몸에 좋은 영양성분이 들어 있든, 술은 술일 뿐입니다. 지방간을 낫게 하는 마법의 술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방간이 낫게 하려면 술 자체를 끊어야 합니다. 당뇨도 마찬가지입니다. 당뇨를 좋게 하는 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주 덜 해로운 음식과 좋은 음식을 혼동합니다. 사실 현미는 당뇨에 좋지는 않지만 백미보다는 덜 해로울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혈당을 많이 올린다는 측면에서 백미나 현미나 오십보백보입니다. 혈당을 많이 올리는 음식은 당뇨에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건 상식입니다.
현대인의 몸이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몸과 다를까
밥을 먹지 않으면 기운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기존에는 밥(탄수화물)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에너지를 얻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밥 외의 음식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 방식에 대해 잘 모르고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기운을 내기 위해서는 밥을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흔히 '밥심'으로 산다는 말을 합니다. 밥이 곧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경시대 이전의 사람들은 주로 사냥을 통해 에너지를 보충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음식의 대부분은 사냥을 통해 얻었고, 과일 등의 채집을 통한 음식의 섭취는 상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당연히 쌀 등의 곡물로 밥을 짓는다는 개념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밥은 농경시대가 시작하고도 한참 지난 철기시대가 시작한 뒤에야 보편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밥을 먹어왔다고 생각하지만, 인류가 생존해온 역사를 놓고 볼 때, 밥을 먹어온 기간은 찰나의 순간에 가까울 정도로 짧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밥 위주의 고탄수화물 식단이 우리 몸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이 구석기시대의 사람들의 몸과 다르다고 생각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식생활과 생활패턴이 달라졌을 뿐, 구석기시대의 사람들의 몸과 현대인의 몸은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 사자나 호랑이 같이 목숨을 위협하는 동물을 다가오면 여기에서 즉각 도망가기 위해 아드레날린(adrenaline)이나 코티솔(cortisol)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몸에 분비되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 호르몬은 맥박을 빨리 뛰게 하고 혈압과 혈당을 올립니다. 이런 것을 투쟁 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라고 합니다. 투쟁 도피 반응은 사자나 호랑이로부터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작용입니다. 그런데 현대에는 사자나 호랑이에 쫓길 위험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몸에도 아드레날린, 코티솔 호르몬이 분비되는 투쟁 도피 반응이 여전히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그것은 현대인들이 만성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은 사자나 호랑이에 쫓기는 사황과 일상에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둘 다 똑같이 생존을 위협하는 위급상황으로 인식합니다. 이렇게 투쟁 도피 반응이 현대인에게도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것은 현대의 삶이 구석기시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음에도 사람들의 몸은 구석기시대를 살아가던 시절에 비해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인의 몸이 과거와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은 인슐린의 작용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인슐린은 몸에 탄수화물(포도당)이 들어오면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으로부터 분비됩니다. 인슐린은 몸속 각 세포에 포도당을 공급합니다. 문제는 여분의 포도당입니다. 인슐린은 여분의 포도당을 중성지방의 형태로 몸에 저장합니다. 음식을 일정 시간 이상(12시간 이상) 공급해 주지 않으면 몸속 지방세포에 저장하고 있는 중성지방을 에너지원으로 꺼내 쓰기 시작합니다. 평소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 수 없었던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탄수화물(주로 과일 형태)을 먹을 수 있을 때에 여분의 포도당을 지방으로 비축하는 인슐린의 작용이 생존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탄수화물을 부족함 없이 섭취하는 현대에는 이런 인슐린의 작용은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당뇨병 개선을 위해 어떻게 먹어야 할까
현대인의 몸이 구석기시대의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구석기시대 사람들처럼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건강을 위해서, 당뇨를 고치기 위해서 적어도 기존의 밥 위주의 식단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채소와 양질의 단백질과 코코넛 오일, 아보카도 오일, 올리브 오일 등의 좋은 지방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식단으로 바꾸면 됩니다. 이것을 지중해식 식단으로 하든, 당질제한식으로 하든, 저탄고지식으로 하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밥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당뇨에 좋은 영양제와 식품
당뇨에 좋은 여러 영양제와 식품이 있습니다. 비타민B1(티아민, thiamine), 비타민B6(피리독신, pyridoxine), 비타민12(코발라민, cobalamin) 등의 비타민B군, 비타민C, 비티민D, 크롬, 코엔자임큐텐(Coenzyme Q10), 알파리포산(Alpha Lipoic Acid), 바나듐(vanadium), 오메가3, 마그네슘, 커큐민(curcumin), 베르베린(berberine), 시나몬, 여주(비터멜론, bitter melon), 녹차, 맥주효모, 강황, 사과식초(apple cider vinegar), 차전자피를 비롯해 섬유소가 풍부한 여러 음식들 모두가 당뇨 개선을 위해 도움이 되는 영양제와 식품입니다. 당뇨를 고치기 위해 이런 영양제와 식품을 먹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뇨 즉 인슐린 저항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탄수화물 식이를 벗어나는 게 우선적으로 요구됩니다. 고탄수화물 식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밥 위주의 식단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에 가장 좋은 식단은 밥을 안 먹는 식단입니다. 현미밥을 먹을까 생현미를 먹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현미에 있는 좋은 것을 취하고 싶다고 한다면 현미를 먹을 게 아니라 차라리 미강(米糠)을 다른 음식에 뿌려 먹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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