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칼슘 보충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칼슘 보충제의 지속적인 복용은 오히려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세포독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음식의 경우 여러 미네랄 성분과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혈중 칼슘 농도를 급격히 올리지 않습니다.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올라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칼슘은 뼈와 치아의 구성 성분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칼슘 이온(Ca²)은 근육 수축, 신경 전달 물질 방출, 유전자 발현을 포함한 많은 세포 과정(Cellular Processes)에 관여하는 중요한 신호 분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포 내에서 칼슘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고 지나치게 높아지면 세포의 손상(cellular damage)이나 세포의 죽음(cell death)을 초래하게 됩니다. 이런 것을 칼슘 농도(calcium concentration)의 세포 독성(cytotoxicity)이라고 합니다.
칼슘 농도의 세포 독성은 여러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칼슘 항상성 (calcium homeostasis)의 붕괴입니다. 세포 내에서 높아진 칼슘은 프로테아제(proteaseㆍ단백질 분해 효소)와 리파아제(lipase, 지방 분해 효소)와 같은 효소를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세포 구성 요소를 분해하고 세포 사망(cell death)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세포 내 칼슘의 농도가 높아지면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생성도 증가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활성산소는 단백질, 지질, DNA 같은 세포 구성 요소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포 내 칼슘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게 되면 여러 메커니즘으로 세포독성(cytotoxicity)으로 인한 세포 손상(cellular damage)과 세포사(cell death)를 초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고혈압 약과 칼슘 보충제를 같이 복용하고 있다면
고혈압 치료제 중에 칼슘 채널 차단제 (calcium channle blockers)가 있습니다. 시중에는 노바스크 정을 비롯해서 수많은 칼슘 채널 차단제 계열, 고혈압 약이 나와 있습니다. 이 약들의 기전은 세포막에 있는 칼슘 채널을 차단해 혈압을 낮추는 것입니다. 노년층으로 갈수록 심혈관 계에 문제가 많이 생기다 보니 이런 칼슘 채널 차단제 계열의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분들도 꽤 되실 텐데, 그렇다면 혹시 이런 고혈압 약과 칼슘 보충제를 같이 먹고 있는 게 아닌지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만약 그렇다면 한쪽으로 칼슘 채널을 차단하는 고혈압 약을 먹고 있으면서 몸에 칼슘을 들이붓고 있는 셈이 됩니다. 이것은 너무 이상한 겁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몸에 좋을 리가 없습니다. 이중으로 몸에 부담을 주는 행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비용을 지불하면서 말입니다.
칼슘 보충제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
칼슘 보충제와 심혈관질환 위험도라는 제목의 2011년 메타분석 연구를 보면 칼슘보충제 위험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칼슘 보충제는 단독으로 복용하든 비타민 D와 같이 복용하든 간에 심근 경색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ark J Bolland, Alison Avenell, Greg D Gamble, Ian R Reid "Calcium supplements with or without vitamin D and risk of cardiovascular events: reanalysis of the Women’s Health Initiative limited access dataset and meta-analysis", 2011)
칼슘 보충제를 먹는 행위가 자신의 심근 경색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안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칼슘 보충제를 먹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칼슘 보충제를 찾는 이유는 당장 이걸 먹어서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기대하기보다는 일단 먹어 놓으면 건강에 해로울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말 칼슘 섭취가 부족해서 골다공증이 생기는 것일까
골다공증의 발생하는 것은 단순히 칼슘을 부족하게 섭취해서라기보다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물을 섭취해도 위산이 약해서 칼슘 이온으로 분해시키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미네랄의 균형이 깨져 있어서 정상적인 칼슘대사가 안 되는 등의 문제 때문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원인들을 고치지는 않는 한, 아무리 몸에 칼슘 보충제를 들이붓는다고 해도 골다공증이 개선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칼슘 보충제의 복용은 오히려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추가적으로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칼슘제의 복용이 심혈관 질환과 치매의 발생 위험이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사실 칼슘은 지구에서 정말 흔한 원소입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채소와 김, 미역 같은 해조류에도 아주 풍부한 칼슘이 들어 있습니다. 칼슘을 적게 섭취해서가 아니라 많이 섭취해도 흡수가 안되거나 제대로 대사가 안 되는 게 문제인 것이지요. 이를 고치기 위해 약해진 위산의 기능을 높인다거나 비타민 D, 비타민 K2, 마그네슘 등을 보충해서 제대로 칼슘대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칼슘은 칼슘 보충제 대신 음식으로 보충하자
칼슘 보충제를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후 저칼슘혈증이 예측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따로 칼슘 보충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만약 칼슘을 섭취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칼슘 보충제를 복용할 게 아니라 칼슘이 많이 함유된 브로콜리, 시금치 같은 채소나 멸치 등으로 보충하는 게 맞습니다. 음식물에는 칼슘 말고도 여러 가지 영양소와 미네랄들이 있기 때문에 음식물을 많이 먹어도 혈중 칼슘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일은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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