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소금의 역할, 저염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by 마르케브 2021. 7. 26.

소금 섭취를 많이 줄여서 혈압을 낮추겠다는 발상은 체내에서 물을 잡아 주는 나트륨 섭취를 최대한 제한해 탈수를 발생시켜 혈액량(blood volume) 줄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인체의 자연스러운 혈압 조절 시스템을 무시하는 것으로 여기에 따르는 건강상의 부작용이 매우 큽니다. 

 

 

저염식 식단이 건강한 식단일까

소금(나트륨)의 섭취를 제한하는 저염식은 건강한 식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트륨의 과다 섭취가 고혈압의 원인이라는 게 사실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나트륨 과다 섭취가 고혈압을 초래하는지는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이것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소금의 과다 섭취가 고혈압의 원인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논하기보다는 하루 소금 섭취량 5g 이하의 저염식 식단이 건강에 이로운지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작은 나무통에 담겨 있는 소금
소금

 

WHO에서는 하루에 소금 5g 이하, 나트륨으로 따지면 2000mg 이하 섭취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준을 지키고 있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국만 해도 매일 WHO의 기준의 거의 두 배를 섭취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식단으로는 하루 5g의 소금의 양을 맞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국 음식의 맛에 소금이 담당하는 부분이 의외로 크기 때문입니다.  김치, 깍두기를 만드려고 해도 소금이 필요하고, 간장, 된장, 고추장 등도 소금 없이는 만들 수가 없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소금 5g 이하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사실 맛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고 먹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만약 하루 소금 5g 이하의 저염식단이 건강에 이득이 있다면 맛없는 음식을 먹더라도 나름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간의 저염식을 하고 몸이 좋아졌다고 하는 말은 거의 듣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혈압이 조절되는 방식

원래 사람의 몸은 자연스럽게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운동을 할 때는 몸은 자연스럽게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 adrenaline)과 코르티솔(코티솔, cortisol) 호르몬을 분비해 혈압을 올리게 됩니다.  편안하게 쉬거나 잠잘 때는 혈압을 낮게 유지합니다.  이렇게 하루에도 수시로 오르고 내리고 하는 게 사람의 혈압입니다.  만약 A라는 사람이 아무리 안정을 취하고 혈압을 재도 최고 혈압이 150mmHg 밑으로 안 떨어지는다고 했을 때 문제가 뭘까요?  체내 나트륨 농도가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최고 혈압이 150mmHg 이상이라는 것은 현재 A라는 사람은 몸의 필요에 의해서 혹은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서 그렇게 되도록 몸이 그렇게 세팅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혈관의 상태가 좋지 못해서 심장이 더 강한 압력을 줘야 제대로 혈액을 보낼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고, 혈액의 산소 운반능력이 떨어진 상태일 수도 있지요.  확실한 것은 혈압이 높은 사람이 체내에 나트륨이 특별히 많아서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사람보다 혈압이 높은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트륨 섭취를 제한하면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트륨은 물을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서 물을 붙잡아 두는 나트륨이 부족해지면 탈수가 발생하고 혈액의 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혈액의 양이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요?  혈액이 끈적끈적해지고 혈당이 올라가게 됩니다.  또 혈액의 줄어들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발생하고 혈관 내에는 노폐물이 쌓이게 됩니다. 

 

 

탈수가 되어 혈액의 양이 줄어드는 상황은 몸에서 느끼기에는 생존을 위협하는 비상상황입니다.  그러면 몸은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이에 대처하려 합니다.  우선 신장에 들어오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면 신장에서 레닌(renin)이라는 효소를 분비합니다.  분비된 레닌은 간에서 분비된 안지오텐시노겐을 안지오텐신 I(angiotensin I)으로 전환시킵니다.  안지오텐신 I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에 의하여 안지오텐신 II(angiotensin II)로 전환이 되는데, 안지오텐신 II는 혈관 수축시키고 교감신경을 자극합니다.  안지오텐신 II는 알도스테론(aldosteron) 분비를 촉진합니다.  알도스테론은 신장에서 수분과 나트륨의 재흡수가 증가하게 합니다.  결론적으로 혈액량을 증가시켜서 혈압이 다시 올라가게 하는 것이지요.  이런 시스템을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라고 하는데 나트륨 섭취가 부족할수록 이런 시스템이 더욱더 활성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염식은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실제로 저염식을 통해 혈압강화 효과는 어떻게 될까요?  저염식과 관련해서 1950년부터 2011년 7월까지 논문에서 데이터를 수집 연구한 한 논문이 있습니다.  이 논문을 보면 정상 혈압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나트륨 섭취 제한으로 1% 감소, 고혈압 집단에서 나트륨 섭취 제한으로 3.5% 감소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혈액량을 줄임으로써 얻게 되는 혈압강화 효과는 레닌-안지오텐신계의 작용을 통해 대부분 상쇄되기 때문에 혈압의 최종적인 변화는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통해 받게 되는 몸의 해악은 굉장히 클 수밖에 없는데, 이 논문에 따르면 저염식단의 결과로 레닌, 알도스테론,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모두 상당히 증가했으며,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도 각각 2.5%, 중성지방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iels Albert Graudal, Thorbjorn Hubeck-Graudal, Gesche Jurgens"Effects of low sodium diet versus high sodium diet on blood pressure, renin, aldosterone, catecholamines, cholesterol, and triglyceride", 2011)

 

 

저염식 식단의 악영향은 또 다른 논문을 통해서도 확인이 됩니다.  이 논문의 연구는 건강한 남성, 여성의 피험자 152명을 대상으로 해서 7일간의 저염식을 하게 한 것입니다.  이 연구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저염식이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과 교감 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것입니다. (Rajesh Garg, Gordon H Williams, Shelley Hurwitz, Nancy J Brown, Paul N Hopkins, Gail K Adler, "Low-salt diet increases insulin resistance in healthy subjects", 2010)

 

저염식은 섭취하는 나트륨(소듐, Na, Sodium)의 양 자체가 너무 적은 것도 문제이지만, 섭취하는 칼륨(포타슘, Kalium, Potassium)의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이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보통 저염식을 하면서 채소를 많이 먹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칼륨 섭취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나트륨과 칼륨은 서로 길항 관계이기 때문에 섭취하는 나트륨의 양이 똑같이 적다고 하더라도 채소를 많이 먹으면 채소를 많이 먹지 않을 때보다도 더 심하게 체내 나트륨 부족 현상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몸은 탈수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소금의 역할과 소금을 더 먹어줘야 하는 이유

소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트륨은 체내 삼투압을 유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신경세포의 전기적인 신호를 전달하는 데 필수적 원소입니다.  근육의 수축에도 나트륨이 관여하는데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  또한 근육입니다.  만약 나트륨이 부족하면 심장도 제대로 기능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소금(NaCl)은 위산(HCL)의 재료가 됩니다.  소금의 염소이온(CL-)이 수소이온(H+)과 만나 염화수소(HCL)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산이 제대로 만들어지게 하려면 소금 섭취가 부족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소금을 더 섭취한 후 역류성 식도염을 고쳤다는 분이 많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평소 소금 섭취 부족 때문에 위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던 경우였던 것이지요. 

 

소금은 일부러 많이 먹을 필요는 없지만, 건강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체내에 부족함이 없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WHO 하루 소금 섭취량 5g 이하는 지키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체내 필요한 염분 공급을 하기에도 너무 부족한 양입니다.  만성신부전 같이 신장기능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정상 혈압의 사람이,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든 간에 건강을 위해서라면 하루 5g보다는 더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리는 시기에는 소금을 다른 때보다 조금 더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금에 대한 연구들은 정제염을 가지고 하는데, 실제로 집에서 주로 쓰는 소금은 정제염이 아닌 천일염입니다.  정제염은 가공식품에 사용이 됩니다.  천일염에는 순수한 염화나트륨인 정제염과 다르게 칼륨, 마그네슘, 칼슘, 황 등 몸에 필요한 여러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다양한 미네랄을 섭취하기 위해서 정제염 섭취는 줄이고 천일염 섭취는 늘려야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