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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와인의 레스베라트롤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주는가 - 프렌치 패러독스

by 마르케브 2021. 7. 18.

와인을 마시는 것은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와인이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함유하고 있어서라기 보다는 알코올 자체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와인이 레스베라트롤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적인 측면에서 다른 술보다는 조금 더 나을 수도 있지만 와인을 과다하게 마시는 행위는 다른 술과 마찬가지로 몸에 해롭습니다.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는 말이 나왔던 과거에는 심혈관질환은 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현재에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지방이 아니라 정제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입니다.  심혈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적절하게 지방을 섭취해야 합니다. 

 

프랑스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낮은 것은 와인의 레스베라트롤 때문인가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는 말은 동물성 포화지방이 가득한 음식을 즐기는 프랑스 사람들이  오히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유럽 국가들이나 미국에 비해 낮다고 해서 나온 말입니다.  이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은 1991년 미국 cbs의 '60 minutes' 방송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당시 프랑스인들이 기름진 식사를 하고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원인으로 주목받은 것은 프랑스인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와인입니다.  와인에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 들어 있는데, 이 레스베라트롤이 함유된 와인을 프랑스인들이 즐겨 마시고 있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게 아니냐는 것이지요.  와인이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와인 애호가들이 기뻐할 만한 내용입니다.  실제로 이 방송 이후 미국 내 와인 판매량이 4배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와인병들
와인병


프렌치 패러독스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말 와인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낮은 것일까요?  심혈관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스트레스, 부족한 수면, 흡연, 운동부족, 적절하지 못한 식생활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이 와인이 즐겨 마시는 것은 프랑스인의 식생활을 이루는 것 중에서도 하나의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프랑스 사람들이 와인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프랑스가 타국가들보다 심장질환이 낮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와인을 많이 마시는 국가가 프랑스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같은 나라들도 프랑스 못지않게 와인 소비가 많은 국가들입니다. 

와인에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양은 상당히 적습니다.  레드와인의 레스베라트롤의 함량은 2mg/1l ~12mg/1l 정도라고 합니다.  이 양이 어느 정도인지 실제 판매되고 있는 레스베라트롤 영양제로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지금 현재 한 캡슐 당 레스베라트롤 함량이 200mg이고, 그런 캡슐이 모두 120개가 들어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영양제에 들어있는 단 1개의 캡슐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 200mg을 레드와인으로 섭취하려면 최소 16L에서 최대 100L까지 레드와인을 마셔야 한다는 계산이 됩니다.  편의상 750ml 레드와인 1병에 레스베라트롤이 5mg 들어있다고 가정한다면 레드와인 40병을 모두 마셔야 200mg를 채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레스베라트롤이 실제로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라고 하더라도 와인을 통해서 섭취할 수 있는 레스베라트롤의 양은 너무나 적기 때문에 정말로 와인 속 레스베라트롤이 건강상의 이득을 줬을지는 의문인 것입니다. 

 

사실 과하지 않은 알코올 섭취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적절하게 마실수만 있다면 꼭 와인이 아니더라도 모든 술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자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 것은 와인 속 레스베라트롤이 아니라 와인이 가지고 있는 알코올 성분 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와인이 프랑스인의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와인이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게 레스베라트롤 때문이 아닐 수도 있고요.   여러 나라의 식생활을 비교 분석해서 결론을 내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따져봐야 할 부분도 많고, 변수도 많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 강합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와인이 심혈관에 좋다고 생각하려고 할 것입니다.

 

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심혈관질환에 취약해지는가

프렌치 패러독스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지방 특히 동물성 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심혈관에 해롭다는 게 그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포화지방이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는 앤설 키스(Ancel Benjamin Keys)의 식단 심장 가설에 근거한 것입니다.  앤설 키스는 자신의 가설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가설에 맞는 특정 데이터만 골라 선택했으며 그 데이터 수집 방식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앤설 키스의 주장은 그동안 주류적 의학상식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심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정제탄수화물의 과다 섭취입니다.  정제탄수화물을 장기적으로 많이 먹게 되면 만성염증에 시달리게 되고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하게 되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심혈관 질환에 걸릴 수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이런 정제탄수화물의 섭취는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래에는 여러 연구들을 통해 적절한 지방 섭취가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지방은 우리 몸의 세포막의 구성성분이고, 각종 호르몬의 재료가 되는 성분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지방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비만,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지방 공급이 필요합니다.  몸속 내장지방을 태우기 위해서는 지방 대사를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이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에너지원으로서의 지방의 공급입니다.  에너지원으로 잘 쓰이는 지방은 불포화지방보다는 포화지방입니다.  포화지방산 중 탄소 길이가 짧은 중쇄지방산은 소화와 흡수가 빨라 간에서 바로 에너지원(케톤체)으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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