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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포화지방은 몸에 해로운가

by 마르케브 2020. 2. 18.

지방이라는 게 글리세롤에 3개의 지방산이 결합된 것이기 때문에, 지방산의 형태를 의미하는 '포화지방'이라는 말은 사실은 틀린 표현이며 포화지방산(saturated fatty acids)이라고 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불포화지방이 아니고 불포화지방산이라고 해야 하겠고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포화지방, 불포화지방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고 구글에서 영문으로 찾아보아도 a saturated fat, saturated fats로 되어 있는 자료가 많습니다.  영문 버전 위키백과에서도 A saturated fat is a type of fat in which the fatty acid chains have all or predominantly single bonds로 설명합니다. 

 

지방산 사슬이 전부 또는 대부분 단일 결합을 가지고 있는 지방산이 포화지방(a saturated fat)이라는 것인데, 

 

saturated fatty acids로 해야 하는 것을 a saturated fat로 잘못 적은 것인지, 아니면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을 일으킨다?

 

사실 포화지방이 나쁘다는 것은 1953년 안셀 키즈 박사의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지질 가설(the lipid hypothesis)’에서 나온 말입니다.

 

여기에 대해 여러 가지로 얘기할 수 있겠지만,

다른 실증적 데이터 필요 없이 지극히 상식적인 관점으로만 판단해도 지질 가설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인류는 기원전 1만년 전부터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그 전에는 수렵채집을 하는 구석기시대였고요.

이 시기 동안 몸에 필요한 지방은 거의 전적으로 동물 사냥을 통해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포화지방산이 몸에 해롭다는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모든 생물은 생존하기 위해 적응, 진화해 오기 마련인데, 오직 인간만이 지구에 3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로 등장할 때부터 불포화지방산을 먹으면 안 되는 몸으로 세팅되어 있었고, 이 긴 생존 역사 동안 사실 먹으면 안 되는 동물의 고기를 사냥해 먹으며, 때로는 빙하기 시대의 혹독한 환경도 이겨내면서 멸종하지 않고 현재에 이른 셈이 됩니다.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코코넛 오일 순순한 독이다?

 

뉴스 기사에 따르면 미 하버드대 카린 미헬스 교수는 2018년 8월 22일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열린 '코코넛 오일과 그 밖의 영양상 오류'라는 강연에서 코코넛 오일의 80% 이상 차지하는  포화지방산의 비율을 문제 삼으며 "코코넛 오일은 최악의 음식 중 하나이고 순순한 독이다"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사실 카린 미헬스 교수의 이런 주장은 1953년 키즈 박사의 지질 가설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2017년 Berthold Koletzko의 [Human Milk: Lessons from Recent Research]의 논문에 따르면

 

Milk lipids of European women today typically contain some 35-40% saturated fatty acids, 45-50% monounsaturated fatty acids, and approximately 15% PUFA

 

오늘날 유럽 여성의 모유 지질(lipids)은 일반적으로 약 35-40 % 포화지방산, 45-50 % 단일 불포화 지방산, 대략 15% 다가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코코넛 오일에서 80% 이상인 차지하는 포화지방산이 문제라고 한다면 모유 지질의 35~40%가량 차지하는 포화지방산도 문제 삼아야 되겠지요.   

 

코코넛 오일이 순순한 독이라면 모유는 지질의 35~40% 독을 함유한 불량식품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소젖이 갓 태어난 송아지를 키우는 데 가장 좋은 식품이듯, 인간의 모유도 신생아를 먹이는 데 가장 좋은 식품인 것입니다.

 

자연의 섭리상 당연한 거 아닌가요?

 

모유 지질에 포화지방산이 35~40%나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포화지방산도 인간의 몸에 필수적인 성분이기 때문인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만 판단해도 포화지방을 피하고 불포화지방을 먹어야 건강하다는 식의 말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허망한 것들인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코코넛 오일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지방산은 라우르산(lauric acid)입니다. 무려 50%가량이나 들어가 있지요.

 

이 라우르산은 항암효과가 있으며,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우르산이 모유 지질(lipids)에도 6.2% 들어가 있습니다.  몸에 해로운 성분이면 모유에 들어가 있을 이유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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